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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준비/진짜 '우리' 를 위한 결혼식하기

결혼, 대체 어디부터시작해야 해?

레이홍 2021. 3. 22. 15:34

한국 성인남녀의 결혼은 영화 속 결혼과는 좀 다르다. 

분명 내가 봐 온 영화에서는 사랑하는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프러포즈를 한다. 그리고 울멍한 눈빛으로 감동에 젖어 반지를 받아 들며 “YES!!”를 외치면 결혼 준비가 시작됐다. 현실에서는 선 결혼 준비 후 프러포즈일 뿐 아니라, 영화에서는 결혼에 대체 무슨 준비가 필요한지 보여주지 않는다. 다음 장면은 이미 버진로드에 신부가 걸어 들어가고 있는 장면뿐... 

출처: Pixabay, Takmeomeo

프러포즈 문제는 차치하고 대체 결혼 준비란 뭘 말하는 걸까? 스드메? 주변에 먼저 결혼한 언니들이나 친구들에게 들어는 본 것 같은데 그건 어디서 해야 하지? 일단 네이버에 스드메를 쳐봐야 하나? 이때의 나는 궁금한 건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 해소하지 못해서 비명을 질렀다. 문제는 결혼을 한 친구도 내게 충분한 답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왜냐면  “모두 다른 상황에서 다른 취향으로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결혼을 준비했기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이전에 고민할 부분이 있다. 

‘결혼 = 스드메’ 공식처럼 떠오르는 것이지만, 그보다도 전에 넘어야 할 산이 있는 것이다.

 

결혼이 무엇인가. 가족 간의 결합이라고도 불리는 일생일대의 행사다. 쿨하게 “너희들이 알아서 하렴~”하고 넘어가시는 분들만 계시다면 편할 것도 같은데, 절대 그렇지가 않다. 본인 또한 우리 결혼인데 부모님들이 무슨 상관이세요!! 말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뼛속까지 내재된 '유교걸'의 습성은 어디로 가지 않는다. 이게 쉽게 무시하고 진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오래도록 영속되어온 축의 문화가 낳은 결과로 결혼의 규모와 방법은 부모님 대에서 뿌려둔 돈을 회수할지 말지(?)와 큰 연관이 있다. 그들이 일궈온 것들을 한 마디로 거절할 수 있는 용자라면 앞으로의 결혼 준비에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 다만 실상은 내가 알던 남자 친구는 어디 가고 갑자기 효자가 된 남자가 있고, 생각보다 엄마가 너무 마음에 걸리는 나 자신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결혼의 시작점은 다른 곳이 아닌 "부모님은 내 자식의 결혼식이 어떻길 기대하는가?”이다. 

 

사실 이 대전제는 모든 결혼식의 프로세스에 영향을 주는 문제다. 이 부분은 ‘내 의지’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매우 적은 부분이며, 부모님의 의사란 천양지차인 것이라 부모님은 어떻다고 정의 내리고 싶지는 않다. 다만, 확실한 점은 부모님이 지원해주는 액수와 개입의 수준은 비례한다는 점이다. 내가 결혼 준비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만큼(특히 집을 준비하는 부분에 있어서) 부모님들도 우리 결혼에 감 놔라 배 놔라하실 일이 적다는 뜻이다.

출처: Pixabay, geralt

 

사랑하는 이와 결혼을 꿈꾸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다음의 일들을 하길 추천한다.

1) 통장을 확인한다. 

 - 집 보증금으로 활용 가능한 저축액/예식 준비 비용으로 쓸 저축액 등을 파악한다. 상대와 아예 까놓고 얘기를 할 준비가 되었다면 더욱 좋다. 이게 사실 준비 0번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오픈할 준비가 되었는가 말이다. 

2) 부모님(양가 모두)의 결혼식 규모 의사를 넌지시 떠본다. 지원 가능액이나 의사도 넌지시 여쭤본다.

 - 결혼식의 스타일, 규모 등이 결정되는 중대한 문제고, 우리의 신혼집의 형태나 사이즈 등도 함께 결정될 문제다. 진중하지만 너무 맡겨놓은 것을 찾듯 여쭤보지 말자. 말 그대로 조금 더 편하게 시작하라는 '지원'이지 내가 고생해서 번 돈이 아니지 않은가.

 

이 모든 과정이 끝나면 나의 반려가 될 사람과 진지하게 논의를 하면 된다. 우리는 부모님께 얼마나 지원을 받아야 하고, 지원이 없다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고 그런 부분들에 대한 내용 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준비'라는 말에는 참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그러니 다음 편부터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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